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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긍정하는 순간 매직이 시작된다 - 오은영 마술사

삶을 긍정하는 순간 매직이 시작된다

마술사   오은영


“매직에는 놀라운 힘이 숨어 있습니다. 상상속의 일들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럼, 매직의 놀라운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바로, 매직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여러분의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여러분의 그 믿음을 담아 'Dream is come true!’ 이라고 외쳐 보세요.”  그러면 상상속의 일들이 현실로 꼭 이루어 질 것입니다. 매직 쇼를 시작할 때마다 나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을 하곤 한다. 쇼의 시작을 알리는 상투적인 멘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수 없이 관객들의 호응을 받으며 무사히 공연을 마치기를 바라는 나의 기도이자, 관객들의 기대를 더욱 고조시키고자 하는 마법의 주문이다. 15년 가까이 수많은 매직 쇼를 해오면서 눈을 감고도 척척 마술을 해내는 베테랑이 됐으니 더 이상 공연 시작 멘트는 생략해도 되지 않느냐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말을 빼놓지 않는다. 상상하는 것을 믿고 긍정하는 순간 바로 매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 행복한 마술사 오은영

쏜살같이 달려가는 시간을 쫓으며 마술쇼와 강연준비로 정신없이 지내다가 문뜩 놀랄 때가 있다. 어제와는 다른 한 달 전, 일 년 전과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언제 정상에 다다를 수 있을까, 과연 내가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로 수많은 좌절과 시련에 빠졌었다. 일에 대한 열정보다 욕심이 앞섰기에 보다 빠른 길은 없을까 고민하며 눈앞의 숙제들만 푸느라 전전긍긍했다. 당장이라도 정상을 향해 전진할 수 있을 것 같은 조급증과 강박에 시달리며 깨달은 것은 세상 어느 것도 한순간에 가질 수 없다는 숭고한 깨달음이었다.

 정상은 욕심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성실한 열정과 삶에 대한 긍정으로 한 발 한발 오르고 또 올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한 발짝 한 뼘이 너무 작게 느껴지고 때로는 가는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여자 마술사를 시작했던 15년이라는 시간을 놓고 본다면 보이지 않던 길이 틀린 선택이었고, 한 뼘의 성장이 결코 쓸모없는 노력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을 그만두고 마술사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 사람들은 마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아닌데, 지금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며 대부분 취미 정도로 끝내라고 충고 했다. 같은 마술사끼리도 남자 마술사도 살아남기 힘든데 여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험한 무대 뒤의 일까지 잘 해나갈 수 있겠냐며 걱정의 소리가 더 많았다. 물론 그들의 우려대로 처음에는 무대가 무서워 덜덜 떠느라 준비해간 마술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내려와야 했다. 그럴 때마다 나 스스로에 대한 절망으로 섣부른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멋모르고 덤비었던 세계를 알게 되니 잘해나갈 자신감이 더더욱 없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이 들 때마다 가장 의지하게 되는 것은 부모님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었다. 바로 나 자신이었다. 당장 잡혀 있는 쇼를 못한다고 나자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술을 계속 하든 안 하든 이미 예정된 일정은 어떻게 해서든 마무리를 해야만 했다. 여전히 무대가 무섭고 떨렸지만 사람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나를 무대 위로 떠 밀어 세웠다. 뜨거운 조명과 관객들의 시선이 쏟아지는 무대에 서면 언제나 두려움으로 심장이 요동쳤다. 숨을 고른 나는 주문을 외웠다. “Dream is come true, 여러분의 믿음은 꼭 이루어 질 것입니다”라고. 관객들의 박수가 쏟아지면 나는 비로소 두려움을 가라앉히고 관객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내가 아무리 단단히 마음을 먹고 주문을 외운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용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반복과 공부를 해야만 경지에 이를 수 있는 마술처럼 무대 위에서의 용기도 수백 수천 번의 쇼를 해야만 생긴다. 실수가 두려워 마술을 포기하고 울렁증 때문에 무대를 포기했다면 기회도 주어지지 않을뿐더러 주문을 외울 수 있는 용기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해서 나는 무대에 설적마다 여전히 주문을 건다. 나를 마술의 세계로 안내해 달라고, 지금 내가 믿는 모든 것이 매직임을” 
 
♣ 보이지 않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들

요즘 TV를 켜면 기쁜 소식 보다는 슬프고 힘들고 우울한 소식이 많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채널을 이리 저리 돌려 보곤 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우울한 소식이 들려오기는 마찬가지 이다. 성적에 절망하고, 진로에 절망하며, 사회적인 불안에 절망한다. 결국 우울과 불안이라는 늪은 삶의 방향을 상실하게 하고 스스로에 대한 절망으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극한의 선택까지 서슴지 않게 한다. 요즘 서점가에 마음을 위로 하고 치유하는 책들이 많은 것도 절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극한의 어려움과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이 TV앞에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목소리 높여 하는 것도 위로가 필요하고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신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그들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훌륭한 조언을 듣고 위안을 찾으면서도 정작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지우지 못한다. 위안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늘 위로와 위안으로만 그치고 자신의 삶을 주도하지 못하는 사람들 얘기다.

수없이 좋은 책들을 읽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만 매달리는 사람이 있다. 결국 훌륭한 조언은 누군가의 이야기로 끝이 날 뿐 자신의 이야기가 되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오늘 누군가의 조언을 통해 희망을 얻지만 그 희망을 내일,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될 때까지 지켜 내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마음이 힘들어 카페에 들러 마시는 커피처럼 누군가의 조언도 순간의 위안으로만 허비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 내일 다시 서점에 들러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조언을 듣고 믿음을 확인하고 안도한다. 결국 문제는 끊임없이 보이지 않은 것을 의심하며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자신에게 있다.

마술쇼를 할 때도 이 같은 사람들이 있다. 마술 쇼를 보면서 즐기려 하기 보다는 어딘가 눈속임과 속임수를 밝혀내기 위해 눈에 쌍불을 켜고 내 손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불편하기보다 오히려 안타깝다. 계속 눈에 보이는 것을 부정하고 의심하느라 정작 마술을 보러 온 본인은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돌아가기 때문이다.

때로는 눈으로 보되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자로 잰 듯이 저울질 하듯이 매일 눈으로 확인하기 보다는, 출발한 후에는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고 있는 것에 집중하며 전력질주 하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심장이 뜨겁고 두 다리가 여전히 힘차게 달리고 있다면,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믿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그만이다. 선택이 잘못 되었을까 돌아서고 싶은 순간도 있을 테지만, 최선을 다해서 달렸다면 언젠가는 무한대의 답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마술사로서 고민이 들 때마다 ‘이번 한 번만’, ‘이번 한 번만’ 하면서 무대에 올랐다. 무대 위에서 내려오면 매번 이번 공연이 끝이 아닐까, 쇼에서 잘리는 게 아닐까 불안했다. 하지만 이런 고민과 불안은 이상하게 나를 점점 더 마술의 세계에 빠져들게 했다. 결국 여자 마술사로서 이름을 알리며 국내 방송이나 국제무대까지 서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감히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던 믿음이 결국 무한대의 결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논리로 말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사람들은 1+1+1라는 질문에 3이란 대답밖에 하지 못할 것이다. 믿음으로 신념으로 자신을 일궈 낸 사람들은 3이라는 대답대신 무한대라는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지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1-1-1의 답 또한 마이너스가 아니라 무한대라는 긍정의 답이 나올 수 있는 것 또한 믿음의 보상이라 말하고 싶다.

♣ 삶은 가슴으로 느끼는 마술 같은 것, 느끼는 그대로 긍정하라.

얼마 전 <매직 인 더 문라이트>라는 마술에 관한 재미있는 영화를 보았다. 주인공은 중국인 마술사 행세를 하는 영국인 스탠리이다. 스탠리는 세계 최고의 스타 마술사로 사람들 앞에 서서 마술로 즐거움을 주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절대로 믿지 않는 냉철한 이성주의자이다. 그는 동료 마술사로부터 영혼을 불러내 무엇이든 맞힌다는 심령술사 소피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스탠리는 그녀의 심령술이 가짜라고 확신하고 그녀의 속임수를 밝혀내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소피는 스탠리의 비밀까지 밝혀내는 신통방통한 능력에 고개를 숙이고 만다. 더욱이 그녀를 사기꾼이라 생각하는 냉철한 이성주의자 스탠리는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녀와 빠져 들게 들게 되면서, ‘이성만이 삶이 진리’라고 믿었던 스탠리의 신념 또한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스탠리는 결국 소피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삶은 비극이라 생각하던 생각을 접고 삶에는 우리가 말로 다 설명 할 수 없는 신비로운 능력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매직 인 더 문라이트>를 보면서 때로는 이성보다는 감정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까지 논리와 이성으로 설명하느라 골머리를 썩기보다는 가슴으로 느끼는 게 훨씬 현명한 일이다. 이를테면 삶이라는 것 또한 논리로 설명 가능한, 눈에 보이는 현실만 있는 게 아니다. 불가능이라 했던 일들을 이루어 낸 사람들은 머리와 이성으로만 삶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쫓았기 때문에 초인과도 같은 믿을 수 없는 기적을 이룰 수가 있었다.

삶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즐겨야 하는 마술과 같은 것이다. 삶은 그러니까 결과가 아니라 살아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술사의 손을 의심하는 사람처럼 내 인생의 비둘기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잘라졌던 몸통과 머리가 어떻게 붙을 지만 고민하고 계산한다면 얼마 못가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비둘기에 놀라고 생각지 못한 우연들을 필연이라 여기며 자신의 삶으로 엮어 간다면 순간순간이 늘 위대하고 행복할 것이다.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순간 도저히 열리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의 문이 활짝 열리며 분명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