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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행복의 지름길 - 이선구 이사장

나눔은 행복의 지름길

사랑의쌀 나눔운동본부중앙회 이사장   이선구



오늘따라 유난히 맛없는 사랑의 자장면이 먹고 싶어집니다.


종로의 한 중국 음식점에는 ‘맛이 없으면 값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와 초등학생 손자가 이 음식점을 찾아왔습니다. 할아버지의 거칠고 갈라진 손은 할아버지의 힘들었던 삶을 말해주는 듯했고 낡고 헤진 옷가지는 여전히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이윽고 자장면 두 그릇이 식탁에 올랐고 할아버지는 입에 대기도 전에 자신의 그릇에 있는 자장면을 자꾸 손자의 그릇에 덜어주었습니다.

대화를 듣다 보니 아이는 부모 없이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할아버지와 손자가 계산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 중국집 주인은 급히 주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주방장! 오늘 자장면 맛 좀 보자.”

주인은 자장면을 맛 보고는 소리 내서 주방장을 다그쳤습니다.

“오늘 자장면은 기름이 좀 많이 들어 간 것 같고, 간도 안 맞는 것 같아. 이래가지고 손님한테 어떻게 돈을 받을 수가 있겠나?”

주인은 할아버지와 손자 앞에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오늘 자장면이 별로 맛이 없습니다. 저희는 자장면 맛이 없으면 돈을 받지 않거든요. 다음에 오시면 꼭 맛있는 자장면을 대접하겠습니다.

오늘은 돈을 받을 수가 없으니 그냥 가십시오. 죄송합니다.”

그리고 손자의 손을 잡고 문을 나서는 할아버지께 정중하게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 맛없다는 자장면이 먹고 싶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장삿속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자장면이 너무도 특별하고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맛은 정말 특별합니다.

칭찬하는 말 한마디의 나눔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가를 말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진홍빛 단풍잎이 온 산을 물들이고 단풍잎보다 더 붉은 빛으로 노을이 지는 늦가을 저녁 무렵,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가에 앉아 득음의 경지에 이른 늙은 소리꾼이 거문고를 뜯으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힘든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마을 사람들은 그 노랫소리에 이끌려 하나둘씩 많은 사람이 강가로 모여들었습니다.

늙은 소리꾼은 마을 사람들을 상관하지 않고 스스로 흥에 겨운 듯 애잔한 가락을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계속 이어져 나갔습니다.

마침내, 노을이 지고 땅거미가 깔린 강가에 풀벌레 울음소리가 잔잔하게 울려 퍼지자 늙은 소리꾼은 노랫가락을 멈추고 거문고를 챙겨 길 떠날 채비를 하자,

그때까지 늙은 소리꾼의 노랫가락에 넋을 놓고 앉았던 마을 사람들은 아쉬운 듯 웅성거리며 노랫소리에 대한 답례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서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대표로 나서서는

“어르신, 어르신의 노래는 지금까지 저희들이 들어온 수많은 소리꾼의 노래 중에서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저희가 비록 가진 것 하나 없는 하찮은 가난뱅이들에 불과하지만 어르신의 노래에 고맙다는 뜻으로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마을 사람들이 말을 하자,

“여러분들은 벌써 이 하찮은 늙은이에게 아주 귀한 선물을 했소. 나는 지금껏 그보다 더 귀중한 선물을 받은 적이 없소이다.”

늙은 소리꾼의 말에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아니, 어르신! 저희가 무슨 선물을 했다는 말씀이십니까?”

거문고를 챙겨 어깨에 걸쳐 맨 늙은 소리꾼은 주름진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며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내 노랫소리에 말없이 귀 기울여준 것 말입니다. 그리고 내게 해준 그토록 과분한 칭찬의 말 또한 여러분이 내게 준 아주 귀중한 선물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어느 새 산 위로 둥실 떠오른 달빛을 밟고 휘적휘적 길을 떠나는 늙은 소리꾼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잠시 이 세상으로 내려온 신선의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얼마 전 제가 이사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사랑의쌀 나눔운동본부에서 운영하는 부평역 사랑의 빨간 밥차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인천 연수구에 살며 전동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며 근근이 살아가시는 장흥식 어르신, 이분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무려 한 시간 반이나 휠체어를 타고 부평역 북광장 사랑의 빨간 밥차에서 제공하는 무료급식을 드시러 오시는 분입니다.

어느 날 이분은 놀랍게도 쌀 반 가마 40kg를 휠체어를 탄 자신의 무릎 위에 무거운 쌀 20kg 2포를 올려놓고 부평역 북광장 빨간 밥차로 가지고 오셔서 급식 쌀에 보태 쓰라며 그 힘들게 가지고 온 쌀을 기부해 주셨습니다.

현장에서 급식을 기다리고 있던 300여명의 홀몸노인들과 4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몸도 못 가누는 하반신 장애를 가진 이 노인 분은 가진 자 들과 정상적인 몸을 가진 우리들을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분이 나누어 주신 쌀은 그냥 쌀이 아니라 금보다 더욱 값비싼 마음의 보석이었습니다.
이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은 “나눔은 축복의 통로이자 행복의 지름길이다.”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게 하는 귀한 이야기들 입니다.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