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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빈의 해피 토크 - 장 빈 대표

시그널 음악이 흐른다. 스튜디오 안에서는 생방송 시작으로 각자 제 위치에서 초를 다툰다. 스튜디오 안은 조용하고 밖에서는 PD의 손동작이 분주하다. 기술팀과 작가의 섭외가 바쁘다.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10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해피토크’시간. 지난해 9월부터 KBS 제주방송총국에서 새롭게 선보인 코너로 라디오 방송 강의다. 내가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남자 아나운서와 진행도 함께 맡게 되었다. 생방송을 할 때 마다 가슴이 뛴다. 16세 소녀마냥 설레고 긴장된다. 행복하다는 신호가 아닐까.

어릴 적, 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라디오 방송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최근 폐암으로 작고하신 DJ 이종환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잠을 청했으며, ‘밤을 잊은 그대에게’란 프로그램의 아나운서 목소리에 매료되어 오프닝을 모두 외우다시피 했었다. 그 당시 인기 진행자로서는 이종환, 황인용, 김은혜, 이미선 아나운서 등이다.

나는 이중에서 특히 김은혜씨 목소리를 좋아했었다. 이 분은 최초의 여기자 출신 앵커와 방송사 최초 심야뉴스 단독진행이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밤 10시가 되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시그널 음악과 함께 오프닝을 모두 따라하고 외웠다.

또한 라디오에서 진행하는 문화 백일장, 예쁜 엽서 전시회, 가요대전, DJ 뽐내기 등 스튜디오 출연 및 오디션 참가도 다양하게 했었다. 이런 열성팬이었으니 오늘의 내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안개 자욱한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늘은 여름시즌에 맞추어 비키니 화법을 오프닝으로 준비했다. 그리고는 4주 연속 건배사 스토리로 해피토크가 진행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 유료 문자를 주고 카카오 스토리와 카톡에도 글을 남긴다.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다는 분, 유용한 정보를 주셔서 고맙다는 분, 오늘 회식자리에서 건배사를 꼭 쓰겠다는 분 등 불특정 다수인이 유쾌하게 듣는 프로다. 
심지어 멀리 순천에 계시는 정원박람회 시의원님께서도 문자메시지로 부탁을 하고 함께 강연을 하는 분들도 메일로 보내달라고 하신다. 카카오 스토리에서는 서른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원고를 부탁한다. 이는 생방송 혹은 AOD로 유익하게 청취하고 있다는 청신호가 아니겠는가?

불과 7-8년 전만해도 건배 스토리의 중요성을 몰랐다. 그런데 사회활동이 점점 많아지면서 기업연수나 CEO 특강, 행사 사회를 통해 건배스토리는 나를 표현함은 물론 행사나 모임의 취지를 더 빛나게 하고 그 구성원들의 단합과 발전을 추구하는 중요한 언어적 메시지임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주요행사를 앞두고는 하루 전 부터 건배스토리로 고민을 하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멋진 건배사로 청중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을까? 훌륭한 스피치로 보다 돋보이는 나를 연출할 수 있을까? 이것저것 종이 위에다 적어본다. 외우고 또 외우고……. 그러다 보니 아침이다.

이렇게 쌓인 것이 강의 시 청량제가 되고 지금의 스토리 북이 된 것이다. 바로 오늘, 생방송에서도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될 줄이야. 그래서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하고,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했던가. 
그렇다면 먼저 건배(乾杯)는 어떤 의미일까? 동양에서는 잔(杯)을 깨끗하게 비운다(乾)는 뜻으로 해석된다. 건배 할 때 잔을 부딪치는 것은 술잔이 서로 부딪쳐서 내는 소리로 서로의 마음을 통하게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간파이’, 중국에서는 ‘간베이’, 우리나라에서는 ‘건배’라고 하는데 과거와 달리 건배에도 철저한 규칙이 숨어있다.

건배사를 제의받은 사람은 일어서서 사람들에게 술잔을 채우게 하고,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하며, 모임성격에 맞는 적당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건배구호를 설명하고 선창 후, 참석자들의 구호와 함께 잔을 비운다. 이렇게 잔을 비우고 나면 다 같이 힘차게 박수를 치면서 하나 된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이 건배사의 과정이다.

대중적인 몇 가지 건배사를 보면, 최근 공직사회에서 유행하는 스토리로 정권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남행열차가 있다. 남행열차는 ‘남은 기간, 행동 조심하고, 열심히 해서, 차기 정권까지 살아남자.’이다. 참 슬프지만 현실에 맞는 Top 건배사다. 오바마란 건배사도 있다. 이는 ‘오직,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뜻을 이루자’인데 여전히 각종 모임에서 인기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바마 건배사의 위력은 재선에서 당선된 원인도 크지 않을까. 
그저께 제주포럼이 성황리에 마쳤는데 제주관광학회 포럼에서도 일본과 중국에서 기조강연을 위해 두 분의 교수님이 참석하셨고 관심사가 역시 건배사였다. 그중 위트 만점이신 일본 교수님께서 한, 중, 일 모두 모였으니 간, 주, 니찌라 하여 “건배, 간베이, 간파이”를 외치고, 중국 교수님은 우리말로 인생 삼걸이중 걸걸걸(참을걸, 베풀걸, 즐길걸)을 재밌게 해 주셨다. 식사하다 말고 모두 기립박수를 쳤다.

건배 스토리 중 또 하나의 인기는 소통을 강조하는 ‘소화기’이다. 최근 내가 강연장에서 많이 어필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소화기는 ‘소통하고 화통하고 기통하자’라는 뜻으로 사람들의 최대 목표인 행복한 삶을 위한 메시지와 조직의 화합 및 융복합의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소통(疏通)은 막힌 것이 트이며 잘 통한다는 뜻으로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과 화합, 노사간의 화합, 사제간의 화합, 부부간의 화합 등을 들 수 있다. 소통이 잘 되어야 가정도 화목하고 조직도 살아나고 인간관계도 신뢰가 두터워지지 않을까?

화통(和通)은 서로가 하나 되어 뜻을 함께하는 것으로 기업 CEO를 대상으로 당신이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게 뭐냐는 질문에 70%가  ‘순망치한(脣亡齒寒)’ 이라고 답변을 했다. 순망치한은 기원전 655년, 중국 춘추시대가 끝나갈 무렵 진나라 헌공이 괵나라를 치려고 할 때 우나라에 군사요청을 하는데 보물에 어두운 우나라 왕은 그만 진나라에게 군사를 빌려주고 만다.

이때 충심어린 신하는 왕에게 이런 말을 한다. “예로부터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고 했습니다. 지금 군사와 길을 빌려주어 괵나라를 치게 하면 돌아오는 길에 진나라는 또 다시 우리를 공격할 것입니다. 그러니 절대 빌려주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지 않았던 우 나라의 왕. 결국 패하고 말았다는 춘추좌전의 기록에도 있듯이 화통(和通)은 내 생각도 옳지만 상대방의 생각과 의견을 잘 듣고 뜻을 함께하자는 의미다.

기통(氣通)은 서로의 좋은 기운이 통하여 시너지를 내는 효과를 의미한다. 혈기, 열기, 정기, 생기를 더하기 위해서는 가장 쉽게 기를 발산 할 수 있는 것이 웃음 바이러스다.

웃음은 암과 싸우는 NK세포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의사보다 암환자들이 더 잘 안다. 죽음을 선고받고 중병을 웃음으로 극복한 노먼 커즌(Nomam Cousins)과 웃음의료의 선구자 패치 아담스(Patch Adams), 그리고 과감하게 웃음을 임상에서 추구하고 있는 많은 의사들과 웃음 강연가들. 이들은 미래 의료 선구자들이다. 
스스로의 힐링을 위해서,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학생들이 공부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조직 내부의 업무 효율을 위해서, 나아가 인관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기통은 명약이 아닐까?

최근 CEO 강연을 마치고 뒷풀이를 하는데 역시 건배제의를 시키지 않겠는가.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깔끔하게 아이돌 스타 ‘원더걸스’로 스피치 했다. 원하는 만큼, 더도 말고, 걸러서, 스스로 마시자이다. 이 말을 듣고는 주변에서 더 이상 술을 권하지 않아 이튿날 조찬 강연도 잘 했고, 덕분에 건배사 스토리 값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밖에도 건배 스토리 중 유명한 명언으로는 스페로 스페라(Spero Spera)가 있는데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라고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 스페로 스페라……. 강하고도 부드럽다. 멋지다. 오늘따라 방송이 재미있는지 벌써 50분이 지나가 버렸다. 밖에서도 몇 차례 웃음보가 ‘빵’하고 터졌으니……. PD님 수신호가 수평선을 길게 긋고 마무리 1분을 남겨두고 있다.

아나운서와 나는 정리인사에 바쁘다. 생방송은 경주마 같은 긴박감으로 매초, 한 순간이 중요하다. 광고음악이 흐르고 긴 한숨을 내쉬며 스튜디오 밖을 나온다. 밖에 있던 PD님, 작가님, 스탭 분들이 박수를 친다. 
21C는 자기 브랜드 시대다. 1인 기업이 늘어나고 창업가게와 청년 몰에도 1인 대표들로 활기가 넘친다. 짧은 순간, 고객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을 해야 하고, 1~2분 안에 많은 청중들 앞에서 나만의 건배 스토리로 이미지를 상승시켜야 한다. 여기에 진정한 프로는 리허설을 한다. 철저히 연습한다. 1시간 강연을 위해서는 5시간을 준비하고, 1분 스피치를 위해서는 10시간을 투자하라고 하지 않던가.

나는 오늘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며, 나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새로운 강의 기법과 건배 스토리를 창조해 내기 위해 투명한 여백에다 해피토크를 캘리그라피(calligraphy) 해 본다. 캐롤키드의 When I Dream이 흐른다.